한 획의 선처럼
- Shoong Golf
- Mar 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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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 싶다.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는 서예에 관심이 많으셔서 시간이 날 때마다 반 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쳐 주셨다. 먹을 가는 법에서부터 글을 쓰는 법 등을 가르쳐 주시곤 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一’(한 일)자를 스윽 그으시더니 똑같이 따라 해보라는 것이었다. 모든 반 아이들이 선생님의 흉내를 내면서 저마다 선을 긋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문지에 다가 연습을 하고 그 지면이 꽉 차도록 선을 긋고 나서 다시 또 한 장의 신문지를 채우고 날 때쯤 화선지에 선 긋는 것을 허락하셨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종이 위에 선을 긋는데 이게 처음에는 쉽지가 않았다. 붓에다가 먹을 너무 많이 묻혀도 안되고 힘을 줘도 안되고 말이다. 그래서 몇 번의 선을 긋다가 붓에 먹을 어느 정도 묻혀야 먹이 종이에 번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선을 그었다. 성공이었다. 다시 선을 그어보고 또 그어보고……여러 학생들을 돌아보시던 선생님께서는 정확하게 붓을 사용해 선을 그은 것에 동그라미를 그려 주셨다.
아무리 봐도 똑 같은 선인데 왜 이것은 잘된 것이고 저것은 잘못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얘기해 주시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선을 잘 보면 붓 자국이 중간중간 멈춘 것들이 보이지?” “그리고 이선을 보면 먹물이 한 선으로 멈추지 않고 그대로 흘러간 것도 보이지?” 그러고 보니 예쁘게 선을 그을려고 아주 조심조심 붓을 가지고 조금씩 멈추면서 지나간 자국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냥 검정색이 아니었구나!’
동양화 대가들의 그림을 보면 간결 하지만 선에 힘이 있다. 한 획을 그었는데 그 선 안에 가장 밝은 톤에서부터 어두운 톤까지 모든 게 다 들어 있기도 한 것이다.
프로들의 스윙 역시 단순하게 ‘스윽’ 그은 한 획의 선처럼 어떠한 멈춤과 망설임이 없는 경지의 모습이다. 설령 실수를 했다 해도 그들은 자신의 스윙을 믿는다. 반면 아마추어들은 어드레스에서 백 스윙이 진행되는 동안 스윙궤도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한 획이 아닌 중간 중간에 먹물자국이 남아 있는 스윙을 하게 된다.
가끔은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관점에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볼 하나를 칠 때마다 캠코더로 찍고 분석을 하기 시작하면 감각은 사라지고 기술에 집착하는 골퍼가 되어 버린다. 정확한 스윙과 아주 뛰어난 감각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감각’을 선택할 것이다. 스윙은 노력을 하면 반드시 교정을 할 수 있지만 감각은 여간 해서는 쉽게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각에만 치중을 하게 되면 볼은 바로 나가긴 하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상당히 불편해 보이는 스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물이 있는 음식을 넓은 접시에 담아서 내놓는 거나 다름없다.
좋은 감각이란 좋은 음식이다. 좋은 음식을 그것에 어울리는 그릇에 담아야지 맛만을 생각하고 담는 그릇의 어울림을 생각하지 못한다면 뭔가가 아쉬운 어색한 음식이 되어 버리듯이 말이다. "Elevate Your Swing Anytime: Advanced Tech Meets Unmatched Comfort at Shoong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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